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에 차량이 가득 차 있다. 사진=연합뉴스
2030년이 되면 아파트 주차장의 60%는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지하 주차장 일부를 추후 '스마트팜' 등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합니다. 국민 2명 중 1명이 자동차를 보유했고, 주차 공간 문제로 갈등을 겪는 사례도 많았는데, 미래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토지주택연구원은 '신산업 융복합 서비스 활용 LH 신주거 공간모델 개발 및 활성화' 연구보고서에서 2030년 아파트 주차장의 절반 이상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이유로 자율주행차를 지목합니다. 자율주행차가 활성화되는 2030년이면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차량을 불러 활용할 수 있으니 차량을 소유하기보다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공유경제가 더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입니다.
차를 소유하더라도 하루에 출퇴근 한 두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주차장에 보관만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율주행 보급이 시작되면 이렇게 보관되는 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남는 주차장은 스마트팜이나 주민들의 짐을 보관하는 소규모 창고로 활용될 수 있고, 소형 물류기지로도 쓰일 수 있을 겁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주차장뿐 아니라 도로 역시 남게 됩니다. 신도시를 건설할 때 도로 규모를 줄일 수 있고 기존 도로의 확충도 다시 검토해야 하죠. 일본에서 이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방 구석구석까지 생활도로를 건설했더니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실제 사용이 대폭 줄어들고 관리 예산만 늘었다고 하네요.
자율주행차나 UAM(드론 택시)이 보급되면 도로의 사용 빈도는 더욱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국토부에서 발표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운용개념서 1.0'을 보면 2025년부터는 수도권 중심의 버티포트(드론 택시 정류장)를 설치,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여의도, 잠실 등에서 UAM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2030년이 되면 수도권 및 광역권 중심의 버티포트를 설치, 수도권지역에서 광역권 지역으로 UAM 운행이 본격화되고 2035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 택시처럼 어느 곳이든 날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 담겼습니다. 그러면 대도시나 중소도시에서 떨어진 지방도 빠르고 쉽게 연결될 전망입니다.
이미 싱가포르, 두바이에서는 UAM을 활용한 택시 서비스를 내년부터 본격화하기로 했고, 대부분의 선진국은 내년부터 UAM 상용화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도 이미 현대차, 한화, 대한항공,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UAM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UAM이 보급될수록 기존 도로의 활용도는 낮아질 것입니다.
통상 도로는 계획, 설계부터 준공 후 운영까지 5년 이상 걸립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도로 건설이 시급한 지역이 아니라면 필요성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합니다. 도로 건설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갑니다. 코로나19로 국가부채가 급증했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죠. 자율주행 자동차나 UAM이 가져올 교통정책 변화와 예산 절감 효과를 검토해야 할 시기입니다.
출처: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