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국방개혁안 ‘국방혁신 4.0′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방AI센터 창설 방안에 대한 중간결과가 공개됐다. 국방AI센터는 군 AI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신설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관련 인력이나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안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와 한국국방기술학회는 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국방AI센터 창설 방안 논의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박영욱 한국국방기술학회 이사장이 ‘국방AI센터 창설 및 운영방안’ 연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박 이사장은 국방AI센터의 설립 유형으로,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과 국방부 직할 소속기관, 국방부 내 조직으로서 기능 확대 총 세 가지를 제안했다. 다만 과도기적 단계로 국방과학연구소(ADD)처럼 국방부 산하 기관으로 두되, 최종적으로는 국방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국방AI센터의 중요한 전제는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내부의 거버넌스가 정리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현재 국방부 조직으로는 AI 전력 체계 업무를 총괄하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AI센터도 독립된 전문기관으로 자립화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AI센터는 구체적으로 국방AI를 이용한 전력 지능화와 전력 획득체계 제도 개선, 센터 내 AI 데이터 활용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조직 구성은 AI정책기획정책팀과 AI데이터관리팀, AI플랫폼인프라팀, AI신기술팀, 유무인체계사업팀, AI현안대응팀, 국방AI인재양성팀, AI·무인체계협의회로 구성됐다.
필요한 인력으로는 관리 인력이 48~61명, 전문기술인력이 70~75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가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며 이공계 석·박사 출신을 과학기술 전문 사관으로 등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학기술 전문 사관은 이공계 석·박사 과정에 있는 자나 학위수료자 등을 임관시켜 국방AI센터에 복무하게 하는 방안이다. 석·박사 입학예정자의 학위 취득을 지원하고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해 3~4년 의무 근무하는 방식이다.
다른 전문가들도 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김곤우 충북대 지능로봇공학과 교수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가공하는 일은 AI 전문가가 해야 한다”며 “아무런 의미가 없는 데이터를 가지고 AI를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체계에 맞는 연구가 진행되려면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 내부에서는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아직 적다”고 덧붙였다.
국방AI센터와 협업할 민간 전문가가 군 데이터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AI연구실장은 “흔히 데이터는 AI의 연료라고 비유를 하는데, 데이터는 AI 관련 무기 체계나 전력 체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하다”며 “데이터에 대한 전체적인 분류가 필요하고, 군에서도 민간 전문가들이 접근이 가능하도록 원칙이나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사이언스조선 송복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