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의 국내외 특허 보유건수가 6만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4%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전환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16일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올해 상반기 공시 보고서를 보면 3개 계열사의 단순합산 특허 보유건수는 올 상반기 기준 총 6만30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5만4911건)와 비교해 14.7%(8096건) 증가한 기록이다. 국내 보유 특허는 2만7084건, 해외 특허는 3만5923건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1.3%(2757건), 17.5%(5339건)였다.
현대차그룹 3사의 보유 특허는 2012년만 하더라도 1만7651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3년 2만1023건으로 처음으로 2만건을 넘겼고 2016년에는 3만433건, 2020년에는 4만357건까지 확대됐다. 2021년 5만637건을 기록해 5만건의 벽을 깼고, 올해는 6만건까지 늘어났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가 3만7272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9.3%(3161건) 늘었다. 특히 기아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더 가팔랐다. 기아의 상반기 보유 특허는 1만8256건으로 전년 대비 28.4%(4035건) 급증했다. 과거에는 현대차 중심으로 그룹의 특허출원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현대차와 기아가 공동으로 관련 특허를 확보하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기아의 특허 보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측은 "특허 확보는 사업 보호의 측면뿐 아니라 경쟁사 사용을 견제하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현대차·기아는 R&D 투자 확대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현대차는 2032년까지 35조8000억원을, 기아는 2027년까지 14조4000억원을 전동화 분야에 투자한다.
이를 토대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차 분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대응을 위한 정보기술(IT)을 넘어 신사업인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의 분야에서도 특허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모비스의 보유 특허도 7479건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자율주행 분야를 중심으로 원천기술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 이 같은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